서리서리/멋지게 살지게

봄을 기다리는 소년

달처럼 2010. 3. 24. 17:10

3월 21일 일요일

학부모총회가 있어서 출근했다가

점심 무렵 귀가하여서는 시댁에 가는 길에 미술관에 들르겠노라고 발칙한 제안을 했다.

실은 앤디워홀의 전시회를 보려고 시립미술관에 내렸으나 관람객이 인산인해를 이루어 나중을 기약하고 발길을 돌렸다.

덕수궁미술관에서 '봄을 기다리는 소년(A Boy Waiting for the Spring)'이란 부제를 달고 한국화가 박노수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꿈을 좋아하는 소년은 영 가버렸는데도 봄을 맞이하려면 반드시 되살아오는 소년의 마음...

봄을 기다리며 초조해하는 나의 가슴은 신비스런 오색의 꿈으로 찬란하다."

                                                                                               박노수,<기다려지는 마음> 중에서

 

봄을 희망에 대한 기대로 해석한 것인가.

선명하고 투명한 청색과 힘 있는 필세로 그어 놓은 선과 여백이 다가올 미래를 꿈꾸는 듯했다. 

'소년', '高士' 등의 제목을 달고 있는 그림은 산이나 언덕이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고

말, 노루, 소년, 선비 등이 아주 작은 자리를 차지하며 피리를 불거나 흘러가는 강을 바라보고 있다.

대상을 변형하여 재구성하고 시선을 화면 너머 무한 공간으로 이끌어 기다림, 외로움을 담은 것이다.

단순하고 간결한 선묘로 채색과 수묵을 융합하여 한국화의 현대성을 구현하였다.

 

박노수는 1945년 이상범의 제자로 입문하여 이듬해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하여 김용준, 장우성에게 미술 이론과 실기를 배웠다.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2회(1953년)에서 5회까지 연 4회 수상했고, 수묵채색화로는 처음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국전 추천위원, 서울대 교수를 역임하다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섰으며, 1983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인 덕수궁미술관 현관 좌우에 걸린 박노수 전시회 펼침막

 

 

 

 

박노수 전시회 공식 사이트에서 가져온 화면

 

 

미술관에서 만난 이준익 감독

미술관 로비에서 박노수 화백과 이준익 감독이 관람객과 만나는 좌담회가 열렸다.

 

 

   

(2010.03.24. 문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