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서삼 14기 졸업 35주년 기념 여행

1. 굴업도야, 기다려~

달처럼 2013. 10. 9. 09:10

서울삼육고등학교 14기 졸업 35주년 기념 여행

 

굴업도야, 기다려

일정 : 2013년 10월 3일~4일 (1박 2일)

장소 : 굴업도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굴업리)

선정 이유 : 1. 아름다운 숲과 초원 지대, 천연기념물급 해안지형을 갖춘 서해안의 보물과 같은 섬

                2. 하루에 한 번밖에 배가 닿지 않아 쉽게 발길을 허락하지 않는 섬

                3. 민박집의 맛있는 음식

 

 

[굴업도(堀業島) 소개]

 

 

인천에서 서남방으로 60km 떨어진 굴업도는 면적 52만평의 서해의 조그만 섬이다.

주민이래야 한여름에 10여가구 20여명이 전부다.


굴업도는 김정호 선생의 대동지지에는 굴압도(屈鴨島)로 등재되어 있다.

지형이 오리가 등을 구부리고 있는 모양이라고 하여 그렇게 붙여졌다.

이 지명이 1914년에 땅을 파고 사는 의미의 굴업도(堀業島)로 바뀌었다.

굴업도에 선사시대의 패총도 있고,

한국전쟁 때에는 서해안에서 활약했던 미국 KLO(일명 케로)부대의 훈련장이었다.

 

굴업도에는 1950년대 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이 살았다.

주변 바다에 민어와 조기잡이가 호황을 이루어 굴업도 목기미 해변에 민어 파시가 섰다고 한다.

1970년대 민어 어획량이 줄어들자 100여명이 넘던 주민도 떠나고

분교도 문을 닫으면서 잊혀져가는 섬이 되었다.

 

굴업도가 많이 알려지게 된 것은 1994년 정부가 핵폐기물 처리장으로 지정하면서부터이다.

다행히 굴업도의 지층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계획을 철회하였지만,

이 때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굴업도에 가보게 되었고, 굴업도의 아름다운 자연이 외부에 알려지게 되었다. 

 

굴업도는 크게 동도, 서도, 소굴업도(일명 토끼섬)로 나뉘어져

동도에는 높이 137m의 덕물산과 128m 의 연평산이 동쪽으로 솟아있고

서쪽으로 목기미 해변을 통하여 서도와 연결되어 있다.

 

목기미 해변은 동서도를 연결하는 길이 오백미터의 우리나라 유일의 섬 연육사빈으로

사리때 물에 잠기지만 보통때는 걸어 다닐수 있다.

목기미 해변은 두개의 해수욕장이 맞닿아 있어 넓은 모래사장을 이루고 있다.

동도의 동쪽 빨간 모래 해변도 해수욕장으로 이용할 수 있고

배후에 모래사구와 사구 웅덩이가 있어 다양한 수서 곤충을 볼 수 있고,

모래속에 사는 담수어 미꾸리를 발견 할 수 있다.

동도의 암석 해안지대는 해파로 인하여 수 많은 파식지형과 해식동굴이 형성되어 장관을 이루고 있고,

목기미 북쪽 해안의 코끼리 바위는 굴업도의 명물이다. 

목기미 해변에서 서도로 연결되는 부분에는 풍성사구가 발달하여 모래언덕을 체험할 수 있고

이곳에 산림청 희귀 식물인 두루미천남성 대군락을 볼 수 있다.

굴업도에는 사찰의 조경수로 많이 쓰이는 이팝나무군락, 찰피나무 군락이 있고,

자생지가 희귀한 산가막살나무, 백선 대군락 등이있다.

 

서도는 동서로 뻗어 있고 북쪽과 서쪽에 구릉이 발달되어 있다.

서도의 남쪽 해안 배후에 큰 마을이 있어 주민들이 주로 여기에 살고 있고

남쪽에 길이 오백미터의 큰 마을 해수욕장이 완만한 경사로 포켓 비치를 이루고 있다.

큰 마을 해수욕장의 앞바다에는 선단여라는 수직 30여미터의 바위 세개가 솟아 남매의 전설을 들려주고 있다.

 

큰 마을 해수욕장 서쪽 구릉지대로 올라가면 억새풀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이 초원지대 개머리 일대는 과거에 주민들이 땅콩을 심어 농사를 짓던 곳으로

지금은 자연 초원지대로 바뀌어 우리나라 멸종 위기동물 2급인 왕은점 표범나비의 국내 최대 군락이 있고,

멸종위기 동물인 먹구렁이, 애기뿔소똥구리, 천연기념물인 매가 살고 있다.

 

남쪽의 일명 토끼섬이라 불리는 소굴업도는 썰물 때 굴업도와 연결되어 건너갈 수가 있다.

소굴업도는 서도의 남쪽이 잘려나가 형성된 섬으로 

해안은 특이한 염풍화와 해식에 의해 이루어진 해식동굴이 형성되고

타포니 해안 지형이 발달되어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

 

서해안의 평균 수심이 44m 인데 굴업도 주변의 해저는 80m 가 넘는 곳이 있고

또한 수심 10m 이내의 낮은 곳이 있는등 수로가 복잡하다.

굴업도 해저 해안 절벽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 중에는 부채뿔 산호, 해송 같은 산호류들이 출현하고 있어 이들 서식처는 천연기념물 지역으로 선정될 만하다.

이런 우수한 자연 조건으로 굴업도는 2009년도 (사)생명의숲과 산림청이 선정한 2009년 아름다운 숲 대상을 받았으며,

(사) 한국 내셔날트러스트가 선정한 2009년 꼭 지켜야할 자연유산에서 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

 

굴업도는 절해고도 작은 섬이지만 아름다운 경관과 천연기념물급 해안지형,

무수한 멸종 위기 동식물의 서식처, 보존할 가치가 높은 숲과 초원지대를 가지고 있어 서해안의 보물과 같은 섬이다.

 

자료 출처 :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  http://www.gulupdo.org/

 

 

 

졸업 35주년 기념 여행을 계획하면서 여러 장소가 물망에 올랐다.

미주 지역에 사는 친구들은 중간 지점인 하와이를 제의했고,

다른 친구들은 제주도에서 보컬을 연주하며 신명나게 놀아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10월 연휴에 단체 항공권을 마련하는 일에 어려움이 있어

내륙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

 

지난 6월 초에는 강원도 인제 지역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 답사까지 갔으나

연가리에 있는 민박집 주차장 끝이 낭떠러지라서

혹시 밤 늦게 개별적으로 찾아올 친구들 안전에 문제가 있다 하여 장고(長考)에 들어 갔다.

고심 하던 중에 몇몇 친구들이 2년 전에 다녀온 굴업도 이야기가 모락모락 피어났다.

"경치가 좋다."

"민박집 음식맛이 기가 막히다."

"텃밭에서 기르고 바다에서 갓 잡은 식재료로 음식을 하는데 뭘 먹어도 맛있다."

 

다시 가고 싶은 섬이라니

이보다 더 강한 끌림이 어디 있으랴.

 

 

한국의 갈라파고스라 불릴 정도로 눈부신 비경을 간직했다는 굴업도에 대한 기대감으로 잠을 설치고 아침 일찍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로 향했다.

굴업도에 가려면 인천항에서 덕적도 진리항까지 간 후, 다시 굴업도 가는 배로 갈아타야 한다. 뱃길만 두 시간이 넘는다.

 

 

 뱃길은 기상 상황이 변수다.

출발 하루 전, 덕적도와 울도행 선박을 운항하는 고려고속훼리에 전화를 하니

그날은 서해 기상 상태 때문에 덕적도에서 굴업도에 가는 울도선이 운항하지 않는다는 자동 응답 안내가 나온다.

직원을 연결해서 3일 운항 여부를 물었다.

당일 운항 정보는 당일 아침 7시 반에 나오다고 한다.

그 시간은 이미 각자 집을 출발했을 때이다.

만약에 배가 못 떠난다 해도 인천에 집결한 후 행선지를 바꿀 일이다.

 

3일 아침,

제주 먼 바다에는 태풍이 올라올 거라는 예보가 나오지만

다행히 중부지방은 날씨가 맑았다.

 

드디어 오전 9시. 덕적도행 코리아나호가 출항했다.

승선 정원이 306명이나 되는 대형 선박이다.

바다는 잔잔하고 배는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평온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느라 허기진 배를 간식으로 달래고 나니 여행 특유의 가벼운 흥분이 얼굴에 감돈다.

 

 

덕적도에서 울도선 나래호로 갈아탔다.

문갑도, 굴업도, 백아도, 지도, 울도를 돌아오는 배다.

홀수날은 문갑도 - 굴업도 - 백아도 - 지도 - 울도 순이고, 짝수날은 반대 방향 순서이다.

그래서 굴업도는 홀수 날 들어갔다 짝수 날 나오는게 유리하다.

승선 정원 120명, 속도 15 KNOT 라서 문갑도를 거쳐 바로 굴업도에 가도 1시간이 걸린다.

 

 

나래호는 선실에 전기 온들 판넬이 깔려 있어 바닥이 따끈따끈하다.

 

 

 

 

 

 

 

 

 

 

 

 

  

 

배를 타면 갈매기를 가까이에서 보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지.

센스쟁이 영미가 새우깡을 준비했다.

 

 

갈매기가 손끝에서 새우깡을 채갈 때의 짜릿함을 느껴 봤는가.

나래호는 1, 2층 선실이 온돌방이다. 따끈한 전기 온돌 판넬에 누워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

 

 

 

 

 

 

 

덕적군도의 아름다운 섬들을 바라보노라면 한 시간이 길지 않다.

 

 

 

 

 

배가 굴업도 선착장에 접안한다.

동섬과 서섬을 잇는 목기미해변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배에서 먼저 내린 사람들이 선착장에 세워진 트럭 적재함과 경운기에 올라 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민박집에서 나온 트럭이란다.

마을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기에 트럭에 무거운 짐만 싣고 걸어가기로 했다.

해안도로를 돌아 산길을 넘어가는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고갯마루에 오르자 2009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생명상을 수상했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민박집에 도착했다. 마당가에 붉은 꽃무릇 한 송이가 눈길을 끈다.

 

 

 주인집 개와도 상견례를 하고

 

 

점심상을 물리자마자 촬영 감독을 앞세우고 트레킹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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