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클럽 송년회 프로그램에 적합한 작품을 검색하다가 인터파크 예매 사이트에서 '50대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 연극이라는 정보를 접하고 선택했다. 조재현, 박철민, 정은표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 왔다.
80년대에 광주에서 청년기를 보내며 한 때는 연인이었고, 각자 교수와 기자로 자리잡은 지금까지도 이따금 만나는 사이인 중년 남녀의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전개되었다.
둘은 매주 목요일마다 만나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토론를 벌인다. '비겁함과 용기'에 대하여, '역사'에대하여, '죽음'에 대하여, '문장'에 대하여...
그들은 '비겁'은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며, '용기'는 겁나는 상황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암'선고를 받고도 사랑했던 사람, 자기 딸 아이의 아빠인 정민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못했던 연옥은 마지막으로 시리아에 종군 기자로 떠나기 전 그 사실을 알린다. 연옥은 비로소 솔직해지려고 시도하고 있고, 정민은 자신이 무책임한 놈이라며 상대에게 특별한 사람이고 싶은 심정을 토로한다.
이 연극은 말한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아프다, 좋아한다, 내 옆에 있어 달라...
절제된 무대는 인물의 대사에 몰입하게 했고, 군더더기 없는 극의 구성은 인물의 대사의 의미에 집중하며 내면화하기에 적합했다.
매우 흡족한 송년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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