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 비렁길 4. 두포(초포) 마을
비렁길 1구간은 함구미에서 직포까지이지만 우리의 비렁길 여정은 두포에서 마감했다.
두포마을(일명 초포마을)은 금오도에 사람이 처음 들어와 살았던 곳이라 해서 첫개(初浦)라고 불린다.
이정표에 현재 위치가 불무골이라 적혀 있다.
마을에 시멘트 블록 축대는 무너진 채 방치되어 있는데, 돌담은 건재하다.
두포마을을 불무골이라고도 한다.
불무골은 경복궁을 만들 때 금오도에서 나무를 베면서 필요한 연장을 만들던 풀무간(대장간)이 있던 곳이다.
풀무간은 마을길을 넓히면서 길 아래로 들어가 버리고 풀무간에서 쓰던 조그만 옹달샘만 길 가에 남아 있다.
옹달샘 앞 길에 어구를 말리려고 널어 놓았다.
산행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러 두모리 이장님 집으로 향한다.
마을 바로 앞까지 바닷물이 찰랑찰랑하다.
이장 댁 대문 위에 걸린 작은 간판에서부터 소박함이 풍긴다.
전 날부터 군에서 체육대회가 있어 섬을 비웠다가 우리 때문에
일찍 돌아와 점심을 준비했다고 한다.
점심 상에는 해산물이 총출동했다.
이장님 부인은 양식장에 물을 가느라 해물이 시원치 않다고 연거푸 미안하다고 한다.
부드러운 토란대는 향이 있어 좋았고,
젓갈을 넣지 않았다는 갓김치도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
고샅길 돌담에 담쟁이가 자라고 호박순이 담 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택시를 탈까요~.
버스를 탈까요~.
버스를 기다리며 마을 앞 방파제에서 카메라 앞에 선다.
갑자기 불어 온 바람에 모자가 젖혀지고 자연스런 표정이다.
바람이 마을 앞바다에서 물살을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