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인턴 첫월급 선물
방학을 맞아 1월 16일에 귀국한 아들이
이튿날부터 중국 유학 선배가 창업한 벤처 회사에 인턴사원으로 출근했다.
아침 8시경에 집을 나서 밤 12시 무렵 퇴근하는 강행군이지만 장하게도 버텨냈다.
일 주일에 하루는 정장을 입어야 할 일이 있다며
옷을 갖춰 입고 출근 준비하는 아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
어미는 어쩔 수 없이 고슴도치가 되는 모양이다.
'내게서 어찌 저리 근사한 아들이...'
이번에는 할머니 뵈러 가는 날
집을 나서기 전,
또 아들을 불러 세웠다.
엄마와 아빠도 함께 포즈를 취한다.
그 후 4주가 지나고
아들이 월급을 탔다며
첫월급은 부모님 선물하는 거라는 얘기를 꺼낸다.
인턴 월급은 겨우 차비 정도일 텐데
선물은 졸업하고 정식으로 취직한 후에 하라고 했다.
일요일이라 아들이 외출하고 나서
혼자 생각한다.
'진짜 그냥 넘어가려나?'
'그건 잘못 가르치는 것이 아닌가?'
'아빠에게 말씀은 드리라고 일러둘까?'
그러다 초저녁에 잠이 들었다.
잠결에 父子간의 부산한 소리가 들린다.
아들이 선물을 사 왔단다.
엄마, 아빠의 실내복 상하 각 한 벌과
요즘 인기 있는 히트텍 내의 상하 각 한 벌씩
애 아빠는 벌써 실내복을 입고서
자다 일어난 나에게도 옷을 입어 보라고 권한다.
한 밤의 패션쇼
어림짐작으로 가격을 가늠한다.
에구구, 내 아들의 피땀어린 돈으로 산 옷이니
값으로 환산할 수 없다.
그 다음 날인 월요일 오후 휴대전화가 울린다.
회사에 출근한 아들의 전화다.
"엄마, 내일 중국에 돌아가야 해요.
다음 학기 등록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안 되서 학교에 전화하니 직접 와서 하래요.
가져갈 것 좀 챙겨 주세요"
주말에 가기로 되어 있어서 준비 없이 있다가
마음이 부산해졌다.
번번이 겪는 이별이어도 또 다시 먹먹하다.
2월 14일 화요일 아침,
공항버스를 타고 가겠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같이 지내려고 남편을 설득했다.
"아들 공항에 바래다 주고 우리 신도 시도 모도 드라이브하고 돌아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