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혜 샘 서울 합류 환영연을 해야 하는데
학년초라 짬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
개학 후 열흘이나 지나서야 말을 건냈다.
"밥 한 번 먹자."
강은덕 샘은 보건교사니까 시간표에서 자유롭지만
나랑 김정혜 샘은 각자 점심 시간 전후 공강시간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그렇게 잡은 날짜는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서였다.
강 샘이 미리 전망 좋은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예약해 두었기에
통유리 너머로 한강을 옆에 두고 오찬이 시작되었다.
봄볕에 얼굴 타는 것쯤이야 무엇이 문제이리.
"아유, 살 것 같다."
정신 없는 일과에서 잠시 놓여났다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밀려 온다.
깨죽과 무청김치로 입맛을 달래니 상큼한 샐러드가 나온다.
당근과 귤을 갈아 만들었다는 연한 오렌지빛 소스가 맛있다.
한정식집 '좋구먼'은 체인점인 모양이다.
우리가 간 곳은 수석동 미음나루점.
업체 정보와 이미지가 담긴 식탁 매트와 종이 냅킨.
장 항아리 풍경이 음식에 신뢰감을 더한다.
해초 샐러드가 담긴 접시는 그 자체가 그림이다.
해초의 녹색과 붉은 고추장 소스의 색채 대비를 고려한 상차림인가 보다.
숙주와 어울린 청포묵
누가 범생 아니랄까봐 음식이 나온 순서대로 공략한다.
사진을 찍기만 한다고 찍히기도 하고...
간장 맛으로 정직하게 맛을 낸 잡채
뚝배기에 담긴 들깨 미역국이 일품이어서 리필을 부탁했다.
새로 나온 뚝배기마저 바닥을 내자 종업원이 놀란다.
"들깨탕을 좋아하시나 봐요."
어디 좋아하는 것이 들깨탕 뿐이리요.
삼육식으로 주문한 터라 보쌈 대신 두부로 바뀐 메뉴
요리가 끝난 후 나온 밥과 된장
채반에 담긴 반찬이 이채롭다.
이야기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식후에 얼음 동동 수정과와 유과로 입가심을 한다.
나오면서 야외 테이블을 둘러 본다.
"역시, 좋구먼."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야외에서 차를 마시면 좋겠어.
그러나 늘 시간에 맞추느라 허덕이는 인생이라
쉼표 한 번 찍고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밤 늦도록 이어지는 일과.
이 날,
밤 10시까지 Dream반 수업을 하느라 녹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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