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주일 전에 친구와 운길산에 오르고 자신감을 얻어
5월 첫 주에는 예봉산을 찾았다.
해발 683m
경사는 가파르지만 부드러운 흙길로 이어진 육산이다.
등산로 입구 쉼터
주민들이 가꾼 꽃잔디가 천연 카펫 같다.
산 중턱 가파른 계단을 오른 후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팔당호 건너 검단산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산행은 남편이 동행했다.
다시 검단산을 바라보며 다리쉼을 한다.
문 여사는 뒷 모습만 남기리다.
드디어 예봉상 정상에 올랐다.
하산길은 벚나무 쉼터로 난 길을 택했다.
이쪽 길은 나뭇잎도 더 풍성했고 이따금 맑게 흐르는 계곡도 만났다.
남편과 함께 한 산행이 뭐 그리 재미있을 턱이 있나?
묵묵히 걷는 일에만 골몰했다.
등산 도중에 만난 간이 매점에서 혼자만 감로주 한 사발 사 마신다.
빙과류는 떨어졌다지만 배즙도 있고 식혜도 있었다.
없는 것은 배려심이다.
남에게는 그리 했을까? 역시 남편은 남의 편이다.
하산 도중, 길에서 조금 떨어진 냇가에 돗자리 하나 깔을 만한 자리가 보였다.
"저기서 쉬었다 가자."
물을 건너 돗자리를 펴더니 누워서 쉬란다.
하라는 대로 누워 모자로 머리를 가리니 잠이 솔솔 왔다.
한잠을 자고 난 후 누운 채 하늘을 보았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낙엽송이 새싹을 달은 채 바람에 흔들거렸다.
'아, 낙엽송 줄기가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는구나.'
일어나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어찌나 물이 차던지 2, 3초를 못 버틸 지경이다.
그렇게 한동안 휴식을 취하니 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졌다.
내가 산에 누워 잠을 잔다는 것은 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가족끼리 나섰을 때도 나는 자리에 앉아 쉬는 것이 전부였다.
누워 자는 것은 오늘 처음이다.
오래 살다보니...
남편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편히 누워 자게 되는구나.
그래도 남편은 남편이다.
돌아오는 길에 저녁 먹고 들어가자며 남양주시 수석동 미음나루로 차를 몬다.
전에 동료들과 붕어찜을 먹고 왔다기에 나도 먹어보고 싶다는 말을 했던 것을 기억한 모양이다.
어린 시절 집 앞에 흐르던 개울에서 붕어며, 피래미를 잡던 추억을 고명삼아 먹은 붕어찜이 일미였고,
창밖으로 도도히 흐르는 한강의 야경도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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