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일하며 사랑하며

강마을 다람쥐

달처럼 2012. 5. 4. 20:55

 

2012.05.03. 1학기 1차 지필고사 ('중간고사'를 올해부터 그렇게 부른다) 3일째.

부서별 협의회와 친목 모임을 겸한 점심 식사를 위해 좀 멀리 광주시 팔당호반으로 향했다.

'강마을 다람쥐 떡갈나무 세상'

구리 시내를 통과하여 외곽순환도로에 진입하면서

"그대들 납치 되었소."라고 하니

이구동성으로,

"좋아요.", "바라던 일이에요." 한다.

다시 "그대들을 납치해 어디다 쓰게."하니,

이** 샘 왈, "노가리 까기 시키지."

"노가리 까기에는 다들 소질 있지."

난 노가리를 '수다' 내지 '흰소리' 정도로 받아들였다.

"우리 고향에서는 나이 먹은 여자들이 모여서 노가리까는 부업을 해.

스위스에 태어났으면 시계 부품 조립을 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인력이

바닷가에 태어나 노가리나 까고 있어."

그녀가 말하는 노가리는 새끼 명태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근무지가 산 중에 있는 학교라 나날이 자연의 변화를 체감하며 살건만

일단 근무지를 벗어난 차가 학교에서 멀어질수록 

나무 한 그루, 훈풍 한 자락, 흰구름 한 점까지 모든 것이 경이롭고 아름답다.

강일 나들목을 빠져나와 하남에서 팔당호반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넓고 죽죽 뻗은 도로는 한산했다.

라이딩하는 일단의 무리가 도로를 가로질러 우왕좌왕 하는 통에 잠시 지체한다.

얼굴을 보니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다.

동승자들이 박수까지 쳐 주는 여유를 보인다.

길을 막았는데 웬 박수?

멋진 인생에 대한 찬사라나...

 

 

팔당호반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릴 때,

누군가가 한 마디 한다.

"기사 바꿔."

"왜, 속도 안 내서 답답해?"

"아니, 젊은 남자 기사를 섭외하는 건데. 이 좋은 경치에 여자들끼리 이게 뭐람."

"쳇, 젊은 남자들도 젊은 여자랑 노는 게 좋지. 누님들 따라 오겠나. 나를 남자거니 여겨."

뒷자리 젊은이들이 거든다. "돌아올 때 승객 한 명 줄지도 모르겠네요."

음양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멤버 구성이 옥의 티?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가 보인다.

어라, 주차 공간이 있네. 이게 웬 일?

그 순간 대기 시간을 알리는 표지판을 발견했다.

"대기 시간 지금부터 2시간"

우와~!

1시간 쯤 대기할 것을 각오하라고 일러두고 나섰는데,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2시간 후면 오후 3시다.

그 시간에 난 학생상담 관련 회의에 참석해 있어야 한다.

다들 긴장한 눈빛

"괜찮아, 회의 끝나기 전에만 도착해서 등록하면 돼.

저녁 식사까지 이어지는 회의니까 염려 마."

 

 

일단 대기표를 받고 정원으로 들어서는 순간 모두 환호성을 발한다.

호숫가에 자리한 천혜의 위치도 좋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정원은 여심을 붙들기에 충분하다.

맞아, 여긴 이렇게 여자들끼리 와서 수다 떨며 시간 보내다 정갈한 식탁을 마주하며 오감을 즐기는 곳이야.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주문해서 미리 준비한 쿠키와 함께 시장기를 잠재운 후

눈요기에 정신이 팔린다.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놓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시간이 후딱 지나고 우리 번호를 호출한다.

"12번 다섯분, 본관으로 들어오십시오."

 

 

 

이 꽃 이름이 뭐지?

학교에 와서 오은주 샘에게 물으니 '디모르포테카(dimorphotheca)'라고 한다.

오스테오스페르뮴(osteospermum) 중에서 일년초를 가리키는 이름이란다.

우리말로는 아프리카 금잔화, 아프리카 데이지라고 부른다.

또 whirligig라고도 하는데, 우리말로 물매암이, 혹은 흰숟가락이라고 한다.

 

 

  

 

 

 

 

 

 

 

 

 

"나도 꽃"

 

 

'페추니아'처럼 생긴 이 꽃은 '새피니아'다.

페추니아는 위로 자라고, 새피니아는 아래로 늘어지며 자란단다. 

 

 

 

 

튜울립의 일종

 

 

  

 

 

 

 

 

 

 

 

시간이 넉넉으면 음식 주문도 냉온요법으로 점진적으로 시간차 공략을 하는 건데...

따뜻한 도토리 전병을 먼저 먹고 나서 시원한 도토리 묵밥을 시키는 식으로.

우린 한꺼번에 주문할 수밖에 ㅠㅠ

도토리 전병과 도토리묵 무침이 나오고

 

 

연달아 도토리 비빔국수, 도토리 묵사발이 밥과 같이 나왔다.

 

 

즐거운 나들이었습니다~람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