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서리/문학의 산실을 찾아

작가 탐방 -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과의 대화

달처럼 2010. 3. 16. 04:05

2009년 8월 교지편집부 학생들과 함께 구리시 아치울에 사시는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 댁을 방문했다.

'나목', '엄마의 말뚝', '그 여자네 집',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 주옥 같은 글을 쓰신 문단의 원로.

31년생이니까 팔순을 바라보는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 반 가량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말씀 하나하나가 주옥 같아서 매우 행복했다.

소설 '그 여자네 집'을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서 접했기에 모두 선생님의 작품 세계와 창작 과정에 관심이 깊었다.

딸이 교사가 되기를 원하셨던 모친 뜻을 따라 서울사대 국어교육과에 진학했으나 곧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가족의 수난을 겪게 되고, 훗날 전쟁을 역사가 아닌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소설을 쓰셨다고 하셨다.

그의 소설 속의 인물은 실제 인물이 모델이 되기도 하나 특정 인물을 그대로 그린 것이 아니라 실제 인물에 허구를 가하기도 하고, 때론 여러 사람의 특징을 조합해서 재창조하기도 한다고 하신다.

선생님은 고교 시절에 독서를 좋아하여 책을 많이 읽었으며, 일제 때 일본말로 된 책만 읽다가 해방 후 우리말로 쓰여진 글을 접하면서 멋진 문장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했다. 특히 김동리 선생님의 문체를 아주 좋아하셨단다.

우리 학생들에게도 책을 많이 읽으라고 당부하시며, 교사들이 억지로 책읽기를 강요하지 말고, 재미있게 읽도록 유도하라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박완서 선생님은 지금도 매일 새벽에 일어나 원고를 쓰시고 날이 밝을 무렵이면 마당에 나가 화초를 가꾸신다는데

화단에 있는 식물이 20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