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벗과 함께

방랑식객 임지호의 '산당'을 찾아

달처럼 2011. 8. 28. 20:23

 2011년 여름 모임은 8월 3일로 날을 받았다.

스케줄은?

전날 전화로 물으니 아무데나 내가 가자는 곳으로 간단다.

에구구구...

가 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던 양평의 '산당'에 가야겠군.

나는 갑작스런 '내 몸 안의 반란'으로 보충수업을 제껴버려 시간이 한가하지만

김 샘과 윤 샘이 수업을 마친 1시 반에 우리 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산당'에서 식사를 하고 '바탕골 예술관'에 들러 산책을 겸해 차를 마시고 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여름에 맑은 날이 며칠 없기도 했지만

오전에 맑던 날씨가 오후가 되자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두어 달 전에 새로 바꾼 마이비를 아직 윤 샘이 못 보았기에

내가 운전해야 할 분위기이지만

약 기운 때문에 어지럽고 메스껍고 시야갸 흐려서

윤 샘 차로 움직이기로 했다.

산당은 점심 손님을 두시 반까지만 받는다기에

시간 안에 도착하려고 빗길을 서둘렀다.

목적지 근처에서 네비가 혼선을 일으켜 길을 빙 돌아

겨우 시간을 대어 들어갔다.

주변 경관이 훌륭하고 정원과 장독대도 아기자기하건만

빗줄기가 거세져서 발 디딜 곳만 보면서 건물 안으로 직행했다.

 

 

현관에 걸린 나무 액자

'음식은 종합에술이고 약이며 과학입니다.'

음식을 만드는 임지호 씨의 철학이리라.

 

 

또 다른 액자

약식동원, 감사, 도업...

음식을 대하는 이가 가져야 할 태도이다.

 

 

현관에서 들여다 본 식당 내부

 

아쉬운 것은 그 멋진 요리 사진을 찍지 못한 점이다.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을 느끼기에 집중한 탓이지.

사진은 인터넷 상에 많이 올라 있으니 그것으로 대신하자.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소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산당 임지호씨의 저서 '방랑식객'을 훑어 보고...

 

 

 

  

일단 계산을 한 뒤 디저트를 들고 2층으로 향한다.

그녀들이 들고 있는 것은 과일 접시와 커피가 담긴 포트

 

 

2층은 코너마다 인테리어를 달리 했다.

낮은 좌탁에 멍석 모양의 등받이가 있는가 하면

 

 

 

 

벽면 전체가 작품이기도 하고

 

 

창틀이 액자가 되어 생생한 풍경화를 보여준다.

 

 

 

반원형 의자에 몸을 맡기고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지셨군요.

 

 

광폭 흰 광목으로 감싼 보료와 쿠션이 있는 자리가 마음에 들었지만

먼저 자리잡은 사람이 있어서 우리 차례는 오지 않았다. 

 

 

또 다른 다실

 

 

학교종이 땡땡땡

2층 발코니에 걸린 녹슨 종이 정겹다.

 

몸을 위하는 건강한 식사와

식후의 편안한 휴식,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아늑하다.

체력이 달려서 생략한 여름 휴가를 보상받은 기분이다.

 

그.  러.  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비는 폭우로 변해갔다.

바탕골 미술관 가자는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도로 곳곳에 물이 차고 양평 쪽 길은 어찌나 정체가 심하던지.

 

꿈을 먹고 현실에 사는 우리의 처지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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