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에 심심풀이로 몇몇 나이든 여교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일찍 찾아온 여름 날씨에 웃어보자고
적당히 먹을 나이 먹은 동지들에게 시 한 수 날립니다.
작년 가을 TV 광고에서
"단풍 구경 놓치면 가을을 놓치는 거라던 그 친구 보고 싶네."
라는 멘트를 한 문정희 시인의 시입니다.
남편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 누워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은 남자
나에게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 준 남자
이어서 날아 온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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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ㅋㅋ웃자고 보내셨는데
웃음이 안 나오는 이유는?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
B: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공감 그 자체예요.
C:
마지막 문구가 명언이구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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