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일하며 사랑하며

현장체험 워크숍 - 1부 아침고요수목원

달처럼 2010. 5. 9. 09:10

이번 중간고사 기간은 일정이 빡빡하다.

고사 기간 4일 중 3일이 연수이다.

남은 하루는 이번 시험부터 새로 강화된 서술형 문항 채점 때문에 날밤 새워야 했고

그것도 모자라 휴일인 어린이날도 동교과 교사끼리 모여 서술형 채점을 검토하느라 출근했다.

고사 기간에 누리던 교직생활의 낭만은 사라졌다.

고사 출제도 그렇다.

기존에 하던 고사원안과 이원목적분류표 외에

올해부터는 모의고사에 준하는 해설지를 만드는 일이 추가되었다.

누구나 업무경감을 외치지만 갈수록 업무는 늘어만 간다.

 

연수 3일째인 5월 3일은 현장체험 워크숍으로 아침고요 수목원에 갔다.

학년별 교무실로 흩어져 대화의 기회가 적었던 전교사의 단합을 도모하는 행사여서 취지는 좋지만,

할 일이 많은데 일할 시간을 또 잠식당한다는 생각으로 일부 교사는 부담을 안은 채 출발했다.

3교시시험 감독을 마치고 청소 종례 마치고 12시 20분이 지나서야 출발했기에 도착하니 2시가 넘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더니, 그 좋은 풍광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모두들 식당을 향하여 직진했다.

미리 선택한 대로 차려진 버섯두부전골과 꽃비빔밥 테이블을 찾아 허겁지겁 허기를 달랬다.

그제서야 눈이 떠진다. 참으로 단순한 것이 인간이다.

 

꽃 피는 5월은 수목원 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수목은 신록으로 싱그럽고, 꽃은 만발하여 천연의 아름다움의 극치을 만끽할 수 있다.

4시 반까지 주차장에 모이라는 말에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집합 시간이 4시로 당겨졌으나

시선이 가는 곳마다 아름다워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다가

허브 화분 가게까지 들러 이것저것 향기 맡으며 구경하고 결국 4시 반에 버스에 올랐다.

미리 승차했던 교감 선생님이 늦게 온 사람들에게 일일이 묻는다.

몇 시까지 차로 오라고 했느냐고.

대답은 한결같다.

4시 반까지요.

양심쟁이 강 아무게 선생님만 어물어물한다.

 

'아, 그냥 여기서 자고 내일 바로 출근하면 안 되나.'

잠시 일탈을 꿈꾼다.

그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수목원 안의 소강당에서 워크숍을 하고 잔디 광장에서 기념 촬영

 

 나무 팻말도 글씨도 예쁘다.

 

선홍. 노랑, 분홍, 하양... 튜울립 색깔은 무궁무진했다.

 

 노란 수선화

 

 이런 수선화도 보였다.

 

 

 괜찮은 사진은 최재원 선생님 작품이고,

 

 대충 적당히 나온 것은 내 자동 카메라로 찍은 것.

 

 

작고 예쁜 예배당

2인용 의자가 좌우 각각 2개씩

여덟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찬다.

그래도 강단도 있다.

시간만 넉넉하면 들어가서 기도하고 싶었다.

 

키 큰 최 선생님은 인물 사진에 적합한 렌즈를 가져왔다고 한 사람씩 카메라를 들이대고

또 다른 최 선생님은 모델을 웃게 하려고 익살을...

 모형 트레일

비 예보가 있어 기차는 운행되지 않았다. 

 

 꽃 밭에서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하트를 날렸다.

 

잔디에 엎드려 예쁜 꽃밭도 만들었죠.

 

 자연이 만든 화려한 봄빛

 

사람을 위하여 자연을 주셨다는 말에 공감한다.

사람이 있어 꽃이 더욱 아름답다.

꽃밭에 선 정은혜 샘

 

 천년을 살아온 향나무

 

 천년향처럼 아름답고 향기롭게 나이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