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서삼 14기 2014 가을 소풍은 문경으로 향했다.
연휴 시작일이라 외곽으로 향하는 도로가 혼잡해 집결이 예상보다 늦어져서
예정 시간보다 늦게 구리를 출발했다.
오산에서 탑승할 친구들과 합류해 문경새재 제3관문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1시 반.
식사는 1관문에 내려가 하기로 하고 곧바로 길을 나섰다.
충북 괴산군 연풍면에서 출발하여 제3관문을 지나면 영남지방으로 들어서는 길목이다.
'문경 새재'라는 이름은 '새(鳥)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혹은 '새(新)로 만든 고개' 등 다양한 의미로 풀이한다.
이 길은 영남과 기호 지방을 잇는 영남대로 구간의 일부로 문물의 교류지이자 국방의 요충지였다.
주차장을 지난 조령산 자연휴양림 옆으로 난 완만한 오르막길로 접어들면
아름드리 나무들에서 진한 나무향이 풍긴다.
간간이 문경새재를 읊은 한시가 새겨진 팻말을 세워 이 길의 역사를 알려준다.
제3관문에서 제1관문까지는 내리막길이라고 안내했는데,
웬 오르막이냐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위해 잠시 멈추어 질문을 던졌다.
조선 시대에 부산(동래)에서 한양으로 가는 고개가 세 곳이 있었다.
추풍령을 넘어서 가면 열닷새 길,
조령(문경 새재)을 넘어서 가면 열나흘 길,
죽령을 넘어서 가면 열엿새 길이다.
시간상 큰 차이는 없는데 굳이 과거 보러 갈 때 문경 새재를 넘어 갔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답변이 나왔다. 주막? 예쁜 주모?
예상 정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뜸들이지 말고 얼른 이유를 말하라고 독촉이다.
추풍령은 추풍낙엽을 연상시키고,
죽령은 '죽~ 미끄러지는 것을 연상시키지만,
문경(聞慶)은 경사스런 소식을 듣는다는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란다.
그럴 듯한 이야기다.
제3관문으로 오르는 길에 숨이 차오른다.
드디어 제3관문이 보인다. 여기가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도계다.
이 곳 조령관 용마루를 경계로 북쪽으로 떨어진 빗방울은 남한강을,
남쪽으로 떨어진 빗방울은 낙동강을 이룬다.
제3관문(조령관) 앞에서 인증샷
조령관 바깥에 있던 세족장.
여기에 왜 세족예식 터가 있지?
문경새재는 맨발로 걸어 온 사람들이 발을 씻고 가라는 배려다.
머지 않아 가을 빛이 물들겠지?
영남대로 표지판에서
영남은 대로행이라고 해석한다.
가을동화 한 편
일제의 착취 흔적을 지닌 채 아직도 건정한 '상처난 소나무'에서 인생을 읽는다.
상처가 났다고 끝은 아니다.
스스로 아물고 생명을 회복한 생명력에서 각자 느끼는 바가 다르다.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이 진을 쳤던 이진터를 지난다.
임진왜란 때 여기를 떠나 충주에서 배수지진을 치고 싸우다 순국한
신립 장군에 대한 野史도 흥미롭다.
신립 장군이 사냥 갔다가 밤에 길을 잃고 헤매다 멀리 호롱불을 발견하고 찾아가니
한 여인이 괴물이 출현을 하소연하기에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여자를 떼어놓고 떠나려하자
여자가 지붕에 올라가 죽겠다고 시위.
처가살이 하는 처지라 그 여인을 집으로 데려 갈 수도 없는 처지.
장인 권율이 신립의 안색을 보고 추궁하자 사실대로 답변하고 질책을 받음.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이 조령(문경 새재)에 진을 치려 하자
꿈에 그 여인이 나타나 탄금대에 진을 쳐야 이긴다고...
一婦含怨 五月飛霜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던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지라 죽어서도 잘 되기를 빌어주는 것이 순리이겠거늘,
그 전설을 들으니 신립에게 측은지심이 든다.
그 전설은 신립 장군의 패배를 안타까이 여긴 사람들이
귀신이 시기한 것으로 변형시켜 놓은 것이 아닐까?
삼도순변사가 되어 충주로 내려오는 도중에 모집한 군사는 수적으로 열세인데다가 오합지졸이었으며,
왜군의 동향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必生卽死 必死卽生'
왜군이 충주로 진격해 오자 신립 장군은 탄금대에 배수진을 쳤으나
신무기인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에게 밀린 군사들이 퇴로가 막혀 익사하면서 참패했다.
경북 산간 지역의 전형적인 가옥인 귀틀집
나무와 나무 사이가 엇갈려 맞물리게 만든 집이다..
바위굴과 새재우 전설을 읽는다.
누군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저 바위굴을 개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비는 여기서도 피할 수 있겠네.
문경새재 아리랑
문경새재에는 물박달나무가 흔하다.
그 나무로 만든 홍두깨는
여인들의 고된 노동에 반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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