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로 가기 위해 새벽 3시 반에 집을 나섰다. 강릉항에서 8시 출항하는 씨스타호를 타려면 7시까지는 강릉항(구 안목항)에 도착해야 한다. 동행하는 친구들은 시청과 잠실에서 셔틀버스를 타기로 했다.
선박을 이용한 여행을 여러 번 했어도 멀미는 전혀 없었으나, 울릉도행 배는 멀미가 심하다는 말에 긴장했다. 하지만 멀미약 먹고 종일 어지러웠다는 친구도 있어 고민하다가 멀미약을 절반만 먹고 승선했다. 평일이어서인지 우등실은 좌석이 꽉 차지 않았고 좌석 간의 공간도 여유 있었다. 잠을 자야 멀미를 안 한다기에 승선하자마자 자려고 애썼지만 잠이 오지 않아 눈만 감고 있었다. 배의 요동은 이때껏 탔던 배 중에서 가장 심했으나 견딜만 했다. 그런데 중간에 화장실 다녀온 남편 말이 일어서니 멀미가 났다는 것이다. 화장실에서 한 차례 토하고 왔다면서 내릴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라고 한다. 남편은 멀미약을 먹지 않았었다.
망망대해를 가로질러 3시간 만에 창 밖으로 울릉도가 다가왔다.
"드디어 울릉도에 왔다~"
우리 일행 7명 모두 울릉도는 처음이었다. 곧 저동항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하선 준비를 할 때, 우리에게 울릉도를 안내해 줄 최 선생에게 전화가 왔다. 여객터미널 2층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2층에서 만나기만 하고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이동하리라 짐작하고 혼자 계단을 오르는데, 최 선생이 모두 짐을 가지고 올라오란다. 2층 출입문 밖에 도로가 나 있었고 우리가 렌트한 승합차가 거기 있었다. 울릉도는 지형이 온통 급경사라서 터미널 앞은 1층, 뒤는 2층에 도로를 낼 수밖에 없는 섬이다
차는 도동항을 거쳐 사동 흑비둘기 서식지로 향했다. 흑비둘기는 천연기념물 제215호로 지정된 희귀보호종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 살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 제주도, 남해안 일부 섬 지역에만 서식한다. 작은 공원 규모의 서식지에는 아름드리 후박 나무가 빙 둘러 있다. 후박나무 열매는 흑비둘기의 먹이가 된다. 그래서 후박나무 숲을 보호하고 있다. 후박나무 열매가 익는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 사이에 후박나무 열매를 먹기 위해 흑비둘기가 날아든다. 거기서 흑비둘기는 보지 못했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 밑에서 후박나무 열매가 독톡 터진다
바로 아래에는 하얀 몽돌해안이 눈이 시리게 맑고 파란 바다와 잇닿아 있고 높은 산 푸른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왔다. 파란 하늘에 새하얀 구름까지... 도착하자마자 울릉도에 완전히 반하고 말았다.
사동에는 대규모 토목 공사가 한창이다. 경상북도는 사동항을 거점 항구로 개발할 계획이다. 사동과 통구미 사이에 조성한 헬기장은 첫 번째 비행에서 추락사고로 인명 피해가 난 후 방치되고 있다. 머지않아 인근에 비행장이 들어선단다. 접근성은 좋아지겠지만, 공항 건설로 훼손될 환경을 생각하니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드디어 울릉도~ *^^* 저동항 도착
아름드리 후박나무가 숲을 이룬 사동 흑비둘기 서식지
어머나, 예쁜 바다~~!!
사동 몽돌해안
파랗고...
맑고 투명한 바닷물
탄소 제로를 지향하는 울릉도의 무공해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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