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 '삼화령'은 장식으로 놓인 소품은 물론 돌로 된 다반이나 찻잔은 모두 작품이었다.
찻집이자 갤러리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지난 12월에는 자수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차를 마시다가 문득 '삼화령'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여 주인에게 물었다.
"지명인가요?"
주인의 고향 마을 어느 고개 이름이려니.
그러나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지명이기도 하구요. 경주 남산에 있는...
삼국유사에 보면 신라 때 충담선사가 삼화령에서 부처님께 차를 올린 이야기가 나오지요."
옳거니, 향가 '안민가'의 배경 설화에 삼화령이 있었어.
듣고 보니 찻집의 이름으로 기가 막히게 절묘하다.
['안민가' 배경설화]
왕이 나라를 다스린 지 24년에 오악삼산의 신들이 때때로 나타나 전정(殿庭)에서 모시었다.
3월 3일에 귀정문 누각 위에 올라 좌우에게 말하기를 “누가 길에서 영복승을 데려올 수 없겠는가?” 하였다. 이 때에 마침 한 고승이 있어 위의(威儀)가 꺠끗하였는데, 배회하며 가고 있었다. 좌우가 바라보다 인도해 와 뵙게 하니, 왕이 이르기를, “내가 말한 영승(榮僧)이 아니다.” 하여 물리쳤다.
다시 한 승려가 있어 납의(승려들의 옷)를 입고 앵통(혹은 삼태기를 지고 있었다 한다.)을 지고 남쪽에서 오고 있었다. 왕이 기뻐하며 만나 보고는 누각 위로 맞아들여 그 통 안을 보니 다구(茶具)가 가득차 있었다.
왕이 말하기를 “그대는 누구인가?”하니, 승려가 아뢰기를 “충담이라 합니다.”하였다. “어디에서 오는 길인가?”하니, 승려가 말하기를 “승이 매해 중삼일(重三日), 중구일에 차를 끓여 남산의 삼화령 미륵세존(彌勒世尊)께 올리는데, 지금도 이미 올리고 돌아오는 길입니다.”하였다. 왕이 이르기를 “과인에게도 역시 한 잔의 차를 나누어 줄 수 있겠는가?”하니 승려가 이에 차를 끓여 바쳤는데, 차의 맛이 이상하고 찻잔속에서 이상한 향기가 풍겼다.
왕이 말하기를 “짐이 일찍이 대사가 기파랑(耆婆郞)을 찬미하여, 사뇌가(詞腦歌)를 지어 그 뜻이 매우 높다고 들었는데 과연 그런가?” 하니, 대답하기를 “그렇습니다.”하였다.
왕이 이르기를 “그렇다면 짐을 위해 안민가(安民歌)를 지으라.”하였다. 승이 곧바로 왕명을 받들어 지어 바치니, 왕이 아름답게 여겨 왕사(王師)에 봉하였으나, 승이 재배(再拜)하고 받지 않았다. 안민가는 다음과 같다.
<삼국유사, 경덕왕 충담사 표훈대덕 조> 중
안민가(安民歌) 현대어 풀이
군(君)은 아비요
신(臣)은 사랑하시는 어미요,
민(民)은 어리석은 아이라고
하실진댄 민(民)이 사랑을 알리라.
대중(大衆)을 살리기에 익숙해져 있기에
이를 먹여 다스릴러라.
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가겠는가
할진댄 나라 보전(保全)할 것을 알리라.
아아, 군(君)답게 신(臣)답게 민(民)답게
한다면 나라가 태평을 지속하느니라. (김완진 역해, [향가해독법 연구])
■ 제4회 서울역사문학기행(북촌 3차) 일정표
■ 일시: 2011년 2월
■ 강의제목: 1) 박인환.김지하 시인의 삶과 문학
2) 여운형선생의 삶과 죽음
■ 세부일정
14:00 : 안국역(3호선) 1번 출구에서 만남
-스타벅스커피점
-- 자료집, 명찰 배부
14:10 ~14:20 선학원
14:25~14: 40 갤러리 담14:50 ~15:10 서울시무형문화재 전시실(민화)
15:15~15:25 여운형 선생 집터
15:30 ~15:50 박인환 시인 옛집
15:50~16:00 싸롱마고 (김지하 시인)
16:00~16:40 은덕문화원 (세심당. 인화당)
17:00~17:45 공간 <김수근>
제2부
18:00~20:00 저녁식사와 친교 모임 --낭만 (02-741-5002)
제3부
20:00~22:45 인사동 찻집 --삼화령
'서리서리 > 서울역사문학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촌 기행 1-2 청와대 사랑채, 궁정동 안가 터, 청음 김상헌 집터 (0) | 2011.03.15 |
---|---|
서촌 기행 1-1 고궁박물관, 영추문, 보안여관, 쌍홍문터, 해공 신익희 고택 (0) | 2011.03.15 |
북촌 기행 3-7 여운형 집터 (0) | 2011.02.28 |
북촌 기행 3-6 박인환 시인 옛집, 은덕문화원, 싸롱 마고 (0) | 2011.02.27 |
북촌 기행 3-5 원서공원에서 바라 본 창덕궁 (0) | 2011.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