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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夜喜雨(춘야희우)

달처럼 2010. 4. 23. 14:51

春夜喜雨(춘야희우)
                                            杜甫(두보)

好雨知時節 (호우지시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江船火燭明(강선화촉명)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봄 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


좋은 비는 그 내릴 시절을 알고 있나니

봄이 되면 내려서 만물을 소생하게 하는구나.
비는 바람 따라 살며시 밤에 내리나니
사물을 적시거늘 가늘어서 소리가 없도다.
들길은 낮게 드리운 구름과 함께 캄캄하고
강 위에 떠 있는 배의 고기잡이 불만 밝게 보인다.
날 밝으면 붉게 비에 젖어 있는 꽃을 보게 되리니
금성관에 만발한 꽃들도 함초롬히 비에 젖어 있으리라.

 

벚꽃이 만개하자마자 봄비가 내릴 기미를 보였다.

만물을 소생케 하는 봄비는 정녕 반가운 것이지만

꽃잎이 다 떨어지면 어쩌나 하며 안타까운 빛이 역력하다.

중간고사 원안 출제하느라 정신 없이 바빠서 창밖에 눈길 한 번 주지 못했다고...

하지만 간밤에 비는 내렸고

출근길에 두보의 시 '춘야희우'를 떠올렸다.

"붉게 비에 젖어 있는 꽃을 보게 되리니"

젖은 땅에 사뿐히 내려 앉은 꽃잎을 뇌리에 담으려

조회를 마치고 짬을 내어

뜰에 나섰다.

연못에도, 아스팔트 위에도, 키 작은 화초 위에도

연분홍 꽃잎은 내려 덮여 있었다.

(2010.04.23. 문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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