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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의 머리칼

달처럼 2010. 7. 4. 18:50

사랑하는 이의 머리칼 

 

                                                           -박 재 삼-


울창한 가운데
그늘을 드리운
한 여름의 숲에서
우리는 우리의 때가 묻은
피로를 벗어 던지고
풀밭에 누워
시원한 공기를 마시자.

복된 일은 너무나 간단한가.
우리는 어느새
맑은 하늘의 복판
홀가분한 구름이 되리라.

사랑하는 이여,
그대 머리칼은 나의 숲!
치렁치렁한 가운데
저 이파리들처럼 윤이 나고
또한 햇빛과 바람에 어울려
물살로 일렁이느니,

하늘의 향()
그대 머리칼에서 머물게 한
이 아름다운 이치에 감사하며
나는 그대로 말미암아
구름처럼 그대 둘레를
돌고 돌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