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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꽃 향기에 취하다 - 금산 화원골

달처럼 2012. 4. 29. 15:33

 

봄길 고향의 길은

가도 가도 고향이다.

 

 

이제 너는 어디로 가도 봄이다.

한 마리 작은 새가 되어도 좋다.

         이석, '봄길'에서

 

 

금산군 제원면 신안사 골짜기  화원골.

예부터 꽃이 많아 '꽃동산(花園)'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마을에는 20만 평 규모의 조팝나무 군락지가 있다.

논둑에 드문드문 피는 조팝나무가 언제부턴가 경작하지 않고 묵혀 둔 농경지에 슬금슬금 기어들더니

아예 너른 논밭과 마을 전체를 뒤덮어 꽃사태를 이루었다.

조팝나무 군락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발길이 이어지자,

지역 주민은 잡목을 정리하고 해마다 4월 마지막 주에 조팝나무 축제를 열고 있다.

조팝나무꽃은 개나리처럼 기다란 가지에 깨알같이 작은 하얀 꽃이 붙어있다.

조팝이란 이름은 꽃 속의 수술이 조처럼 생겼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꽃은 작아도 향기는 강하다. 코를 대면 마치 향수를 뿌린 듯한 꽃향기가 코를 찌른다.

화원골 골짜기에는 아직 지지 않은 산벚꽃과 조팝나무가 은근한 색을 섞고 먼 산에는 신록이 점점이 번지고 있다.

알싸한 조팝나무 향기가 감도는 골짜기에서 봄의 환희에 취한 무리가 떠날 줄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