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부터 카페 운영자인 맑고**님이 함께 트레킹할 것을 제안하더니
방학할 무렵에 소무의도 누리길이 내 체력에 부담이 안 되는 코스라며 날짜를 조율해 왔다.
성의가 고마워 여수의 섬과 바다를 누비고 돌아온 지 하루만에 도시락을 싸서 길을 나섰다.
두 아짐의 여정은 인천공항역에서 시작했다.
인천공항에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 있는 소무의도 누리길은 지난 5월 개통되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길이다.
소무의도는 300여년 전 박동기씨가 자녀 3명과 함께 처음으로 들어와 개척한 섬으로,
과거에는 언들(주목망)을 이용해 새우 등을 많이 잡았으며 인천상륙작전 당시에는 군 병참기지로 이용됐다.
면적이 1.22㎢, 해안선 길이 2.5km 규모로 2개 마을에 약 30가구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이다.
40여가구, 100여명이 사는 이 섬은 옛날에는 새우(동백하)ㆍ조기잡이로 유명했다.
20년 전까지도 안강망 어선 40여척에 수협출장소까지 있었으며, 조기철엔 작은 섬에 1000여명이 들끓었다고 한다.
소무의도를 한 바퀴 빙 도는 무의바다 누리길은
‘소무의 인도교길’, ‘마주보는 길’ ‘떼무리길’, ‘부처깨미길’
‘몽여해변길’, ‘명사의 해변길’, ‘해녀섬길’, ‘키작은 소나무길’의 여덟 구간으로 코스가 이어진다.
당제를 지냈던 ‘부처깨미’, 자갈로 이뤄진 몽여해변, 썰물 때마다 암석 두 개가 드러나는 몽여,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휴양지였던 명사의 해변, 장군바위, 당산과 안산(두 봉우리), 떼무리 어촌마을, 소무의 인도교 등 누리 8경이 있다.
섬을 한바퀴 도는 사이 남서쪽으로 영흥도 자월도 덕적도, 북쪽으로는 강화도 인천국제공항,
동쪽으로는 팔미도 월미도 인천대교 송도국제도시가 눈에 보인다.
소무의도의 유어장에서는 낚시를 하거나 조개잡이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료 1,000원.
인천공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잠진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휴일에는 공항철도가 용유임시역까지 운행하는데, 걸어서 올 수 있는 거리다.
무의도행 배삯은 왕복 3,000원
잠진도와 무의도를 오가는 여객선
잠진도에서 마주 보이는 섬이 무의도
정박했던 배가 방향을 틀면 바로 무의도에 닿는다. 약 5분 거리다.
무의도에 내려 선착장에 대기하던 버스에 오른다.
무의도의 끄트머리 광명마을, 일명 샘꾸미까지 가면 소무의도로 건너갈 수 있는 인도교가 연결된다.
샘꾸미에서 누리길 1구간인 '소무의 인도교길'에 접어든다.
舞衣島. 무희가 춤추는 형상에서 온 이름이다.
다리 난간에 매어 둔 천 조각을 보고 처음에는 어색하게 여겼으나
애써 무희의 옷자락을 연상한다.
맑은 하늘에 흩뿌린 구름, 깨끗한 바다,
섭씨 32도 폭염에도 온 몸으로 상쾌함이 밀려온다.
다리를 건너 소무의도에 들어서면
떼무리 마을 풍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이 마을 길이 2구간인 '마주보는 길'이다.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마을길을 걷는다.
이 계단부터 3구간 '떼무리길'이 이어진다.
해안 절벽으로 난 오솔길을 걸으며 여기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한다.
그늘진 길에 해풍이 산들거린다.
집에서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눈을 들면 망망대해
멀리 인천상륙작전을 펼친 곳이라는 팔미도가 보인다.
발 아래는 아찔한 낭떠러지
부처깨미
저 깃발의 나부낌이 지금도 풍어를 기원하는 몸짓인가?
4구간인 '부처깨미길'을 걸으며 산비탈의 참나리꽃과 벼랑 아래 갯바위를 번갈아 바라본다.
[덧붙임 - 총동문회 홈페이지 댓글들]
Riveri |
2012/08/03 12:53:17 The journey is the reward. |
남철 |
2012/08/03 13:58:09 좋은 사진 여행 잘했다. 무쵸 그라시아스. |
문선리 |
2012/08/07 14:20:50 Rivery 님이 누구신지? 댓글이 여행의 가치를 절묘하게 표현했군요.남철, 읽어 줘서 고맙고... Danke Schön ! |
aechinoh |
2012/08/08 10:08:05 더위먹지 말고 잘지내라 열심댕기고 마니보여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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