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나섰으면 작정한 코스는 다 섭렵해야 한다.
산채비빕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나니 이미 네 시가 지났지만,
가은세트장과 문경 석탄박물관이 있는 문경시 가은읍으로 향한다.
석탄박물관 옆에 가은세트장까지 오르는 모노레일카가 다닌다.
모노레일카를 타고 가은세트장으로 향한다.
모노레일에서 멀리 들녘을 조망하다가
능선을 따라 가꾸어 놓은 가을꽃을 보느라 넋을 놓는다.
코스모스, 금계국, 봉숭아, 쑥부쟁이...
"얘, 나 올해 코스모스 처음 봐!"
"보랏빛 봉숭아 예쁘다. 그치?"
우리에게도 채시라, 김석훈 못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오.
천추태후 포스터 앞에서.
기숙이가 좋아하는 가수는 송창식. 드라마는 과학수사대 별순검 스타일.
'오빤 문경 스타일'?
아니지, 여긴 사극 세트장일세.
그것도 고려궁 언저리가 아닌가?
그러면 온달 장군 이야기로 구성하세.
때는 고구려 평강왕 시절이네.
지금은 아직 평강왕의 인정을 받지 못한 온달이 검술을 수련하는 시간이네.
수련 장면을 보고 있던 평강공주가 나섰군.
검은 이렇게 잡아야지요.
자, 오른손에 잡으시라니까요.
발 모양을 따라 하세요.
아이구 공주님, 힘이 드옵니다. 그만 쉬었다 하심이 어떨는지요.
아니 되옵니다. 아바마마께서 사냥대회를 여실 날이 가까워옵니다.
꽃마차자전거를 타고 싶어서...
신라궁
신라궁 바닥의 전돌
이번에는 길쌈에 몰입한 직녀가 되어 볼까?
만남을 위해서 이별이 있는 거야.
칠월칠석까지 베틀에서 북을 놀려 비단을 짜세.
牽牛(견우)의 노래
서정주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높았다, 낮았다 출렁이는 물살과
물살 몰아갔다 오는 바람만이 있어야 하네.
오! 우리의 그리움을 위하여는
푸른 銀河물이 있어야 하네
돌아서는 갈 수 없는 오롯한 이 자리에
불타는 홀몸만이 있어야 하네
織女여! 여기 번쩍이는 모래밭에
돋아나는 풀싹을 나는 세이고
허이연 허이연 구름속에서
그대는 베틀에 북을 놀리게
눈썹같은 반달이 中天에 걸리는
칠월칠석이 돌아오기까지는
검은 암소를 나는 먹이고
織女여, 그대는 비단을 짜세.
고구려궁에 入闕이오.
한 시절 용상에 앉아 온갖 영화도 누려 보고
주리 틀리는 고초도 겪어 보니
인생살이 새옹지마올시다.
주릿대를 남이 틀어줘야 더 아프겠지만
살다보면 제 심간을 스스로 볶기도 하지요.
더 세게 누르시오.
(이 내용은 모델과는 전혀 관계 없음을 밝히오.)
내 비록 칼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님을 향한 일편단심
곤장이 약한가 보구려. 매가 심해지기 전에 표정 관리하시지요.
왕이 오르는 계단이오.
제왕처럼 도도한 자세를 취하시오.
평양성 거리 풍경
5시 20분 모노레일 막차 시간을 맞추어 서두른다.
연탄 모양으로 디자인하여 건축 관련 대통령상을 수상했다는 문경 석탄박물관
하부 기둥은 연탄 구멍, 흰 석재는 타고 남은 재, 상부의 짧은 기둥은 불꽃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광부가 석탄 캐는 장면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조형미술
연탄을 찍어 내는 장면
광부, 그 힘겨운 삶의 현장
문경석탄박물관은 은성광업소가 있던 곳이어서 실제 갱도를 체험할 수 있다.
탄광촌의 광부 사택과 상점을 재현한 거리 모형
소풍답사라는 명목으로 써 내려간 우리들의 가을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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