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멋진 날에 모처럼 만났다가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구리시로 코스모스를 보러 가자고 제안하니
친구들이 금쪽 같은 시간을 쪼개어 기꺼이 동행이 되어 주었다.
먼저 각자의 차로 남양주시 수석동 미음나루로 향했다.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 승란네 결혼식에 축하의 마음만 전하고 참석 못한
최영남과 합류하기로 했다.
미음나루 주차장에 도착하여 전화하니 '초대'에 와 있단다.
강변에 자리잡은 정원에 둘러앉았다.
회사에 일이 생겼다더니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최 회장은
갑자기 들이닥친 미녀 군단에 살짝 긴장한 척하다가...
이내 특유의 엉뚱함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구리시는 온통 그의 손아귀 안에 있는 듯하다.
구리시 산악회장이니 구리시에 인맥이 상당할 터.
우리가 코스모스 보러 간다고 하니 여기저기 전화를 넣는다.
"다 필요 없어. 그냥 회장이 기사해.
한강시민공원 근처에 내려 주면 우리가 둘러보고 올게.
그 동안 차 돌리고 기다려."
여자 다섯의 입을 어찌 당하리.
한정식 식당으로만 찾았던 '초대'에 카페테리아도 있었다.
차를 주문하러 갔다가 화덕피자의 구수한 냄새와 분위기에 끌려 친구들을 모두 불러 들였다.
자신의 영역에 찾아온 친구들을 위해 회장이 한턱 냈다.
화덕에 구운 고르곤졸라 피자를 꿀에 찍어 먹으며
야채 샐러드에 요거트 아이스크림, 생과일 주스, 라떼 등 기호대로 차를 마신다.
방금 결혼식장에서 배불리 먹고 왔지만 맛있는 걸 어떡해.
미숙이의 애교스런 표정
통나무 틈새에서 자라는 풀꽃의 생명력에 감탄하여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용애.
최 기사의 차로 코스모스가 한창인 구리 한강시민공원으로 이동.
끝없이 펼쳐진 코스모스 군락에 친구들이 탄성을 발한다.
이미 석양 무렵이라 사진 색감이 본래의 모습을 표현하지는 못해도
꽃들의 향연에 안복을 충분히 누린다.
"코스모스에 그라데이션도 있네."
"선리가 오자고 해서 오긴 했어도 이렇게 대단할 줄을 몰랐어."
"꽃밭을 거닐으니 스트레스가 확 달아나는 것 같다."
그러다가 한 친구가
"코스모스, 예전의 내 모습이었어."
라고 하는 말에 모두 까르르 웃는다.
꽃보다 더 고운 그대들의 웃음
수초가 무성한 연못에 분수가 솟구치는 모습을 보노라니 차를 돌린 최영남이 전화를 한다.
혼자 차에서 기다릴 사람을 생각해서 발길을 되돌린다.
석양을 받으며 꽃길을 걷는 친구들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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