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벗과 함께

철원 이야기 2. 노동당사

달처럼 2012. 11. 12. 19:40

계획대로라면 철원에서의 처음 일정은 고석정에서부터 한여울길을 걷는 것이었다.

그런데 고향 친구와 통화하던 영남이가 비가 와서 길이 질퍽거려 한여울길을 걷기가 어렵다고 하니

우선 노동당사로 이동하자고 한다.

 

 

철원노동당사

  • 문화재구분 : 등록문화재 제 22호 (등록일 2002년 5월 31일등록)
  • 소재지 :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 3-2외 4필지
  • 건립연대 : 1946년
  • 건축구조 : 조적식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목구조지붕
  • 건축용도 : 건립당시 : 북한 노동당사,  현재 : 등록 문화재
  • 건축규모
    • 대지면적 : 3,115㎡ ( 942.29평)
    • 건축면적 :386㎡ ( 117.0 평 )
    • 연 면 적 : 1,118㎡ ( 338.4 평 )
    • 층수 : 지상 3층
    • 건물높이 : 13.3m
PHOTO GALLERY

 

상세설명 
건축물 이력
이 건물은 북한의 노동당사로 1946년 초에 북한정권하에서 착공하여 지상3층에 연건평 580평 규모의 건축물로 신축되었다.  조적식기둥 및 벽체로 수직재를 이루고 있으며, 보 및 스라브는 철근콘크리트 수평재로 수직재와 결구되는 구조로 되어있다. 천장은 목조 삼각형지붕틀을 사용한 흔적이 있으며, 입구의 1층에 원기둥 두개를 세워 현관을 두었으며 그 위에는 아치로 장식하여 정면성을 부각하고 있다

건축물 연혁
1946년 북한정권하에서 지역주민들의 강제 노력동원과 모금에 의해 지어진 건축물이다. 당시 주민들은 성금 이란 명목으로 1개리마다 백미 200가마씩의 자금과 인력 또는 장비를 동원시켰으며, 그 해년 초에 착공하여 연건평 580평 규모로 완공 되었다. 1947년 초부터 이 당사에서는 북한의 중앙당으로부터 지령되는 극비사업과 철원, 김화, 평강, 포천, 연천지역주민들의 동향사찰은 물론, 대남공작을 주도한 북한정권하에서 중부지역의 주요업무를 관장했던 곳이다. 이런 이유로 당사 내부구조물 축조작업에는 보안을 위하여 열성당원이외 일반인의 작업동원을 일절 금하였다고하며, 공산당에 협조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취조 및 구금, 고문 등 한번 끌려 들어가면 시체가 되거나 반송장이 되어 나오는 악명 높은 곳으로 당사 뒤편에 있는 반공호에는 현재도 유골, 실탄, 낫, 철사 등이 발견돼 당시의 참상을 대변하고 있음. 최근에는 통일기원예술제, 열린음악회등 평화기원행사가 열리고 있음.

 

출처 : 철원군청 홈페이지 

 

 

구 철원에 있는 노동당사에 도착하여 안내문부터 읽는다.

 

 

철원은 해방 직후 38선 이북이라 북한 지역이었다.

당시 북쪽의 강원도 도청이 철원에 있었다고 하니,

조선 노동당 철원군 당사로 지어진 이 건물의 위상을 짐작할 만하다.

 

 

맨 앞에 선 문영미가 친구들이 다 들리게 큰 소리로 읽어내려간다.

 

 

10여년 전에 가족과 함께 왔을 때는 건물 내부에 입장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건물 외곽에 철책을 둘러놓았다.

 

 

갑자기 가족 사진 모드로 변환

양 옆의 두 자녀가 귀엽군.

 

 

한국 전쟁 중에 철원이 치열한 격전지여서 폭격이 심했다.

그 와중에도 무너지지 않고 건재했던 건물이다.

 

 

부서진 벽체에 시멘트 블록이며 양회 자국이 선명하다.

 

 

이 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철책을 사이에 두고 건물을 한 바퀴 돌아 본다.

 

 

빗 속의 여인

 

 

폐허가 된 건물옆에 뒹구는 낙엽에서 김광규 시인의 '추일 서정(秋日序情)'을 떠올린다.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에 이지러진
도룬 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게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 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내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 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 저 쪽에
고독한 반원을 긋고 잠기어 간다

 

모든 것이 세월과 더불어 변화하고, 사라지고, 떠나간다.

가을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몸이 약한 명희를 살뜰히 챙기는 태웅

 

 

한국의 근대사를 논하다가...

 

 

포탄 자국에도 끄떡 없는 기둥의 의미를 생각한다.

 

 

건축학개론 현장답사 중인가?

 

 

 

 

 

 

쉘부르의 우산? 

아니고요.

우정으로 꽃을 피운, 철원의 우산.

 

 

 

노동당사 앞 도로변에 일제 강점기에 세운 철원군 도로원표가 서 있다.

평강 16.8km, 김화 28.5km, 원산 181.6km, 평양 215.1km, 이천 51.4km

여기저기에 총탄 자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