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물산이 있는 동섬의 끝을 동뿌리라고 하고 서섬의 끝인 개머리 능선을 '느다시뿌리'라고 한다.
'느다시'란 '해가 늦게까지 지지 않는 곳'이라는 뜻이다.
오후의 해를 받으며 서쪽을 향해 개머리 능선을 걷는다.
넓은 바다로 양팔을 드리운 능선 자락에 수크령 군락과 억새군락이 장관이다.
굴업도의 언덕은 제주도의 오름과 많이 닮았다.
화산 활동으로 생긴 섬이라는 공통점 때문인가 보다.
억새밭 사이로 외줄기 구불길이 펼쳐진다.
자연은 외롭지 않다.
식물은 군락을 이루어 피어나고, 바람은 수시로 볼을 부비며 애무한다.
팔 벌려 바람에 몸을 맡긴다.
천혜의 절경을 무대 삼아 몸짓언어로 감동을 전달한다.
펼치고 감아내는 동작이 멋스럽다.
외줄기 길에 한 줄로 늘어서서 걷는다.
'속도'는 필요하지 않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감동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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