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살뜰/울릉도를 탐하다

둘째날 6. 나리 분지

달처럼 2016. 8. 23. 07:38

천부에서 나리 분지로 가는 길은 계속 오르막이다. 나리 분지 전망대에 오르자 산으로 에워싸인 평지가 평화로이 보인다.
해발 약 500미터에 위치한 나리 분지는 칼데라 분지다. 화산 활동이 끝나가는 시기에 마그마가 수축하면서 화산의 중앙부가 원형으로 함몰되면서 형성되었다. 울릉도에서는 가장 큰 평지로 동서가 1.5킬로미터, 남북이 2킬로미터다. 조선 후기 울릉도 개척기에 이곳에 이주한 사람들이 섬말나리 뿌리를 캐서 먹고 살았다 하여 '나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나리 분지는 부석들이 풍화되어 강수량이 많아도 물이 고이지 않고 지하로 스며든다. 그래서 벼농사를 지을 수 없다. 대신 약초나 나물을 재배한다. 현재 나리 분지 주민들은 나물 재배나 산나물 채취, 민박집이나 음식점 운영으로 살아간다.
대원사에서 나온 '울릉도'라는 책에서 읽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나리 분지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와 지붕까지 덮여 집과 집 사이는 새끼줄을 묶어 두어 굴을 뚫고 다니지만 웬만하면 스키를 타고 다녀야 한다. 겨울에 스키를 타고 도동 쪽에서 성인봉에 올랐다가 천부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가려던 저자가 마지막 버스를 놓치고 나리 분지의 교회를 찾아 문을 두드렸다. 목사님은 반갑게 맞아주고 몸을 녹이게 한 뒤 근처 민박집으로 안내했다. 저자는 목사님이 교회에 재울 수도 있었겠으나 교인들의 생업이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너와집과 투막집을 둘러보고 나리분지 안에 있는 관광지구의 한 식당에서 산채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주변이 어찌나 고즈넉한지 텐트 하나 치고 몇 날 며칠이고 머물고 싶을 지경이었다.
 
너와집
이 집은 울릉도 개척당시(1883년)에 있던 울릉도 재래의 집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너와집으로 1940년대에 건축한 것이다. 이집은 5칸 일자집으로 지붕은 너와로 이었다. 큰방, 중간방, 갓방은 전부 귀틀구조로 되어있는데 큰방과 중간방은 정지에서 내굴로 되었고 갓방은 집 외부에 돌린 우데기를 돌출시켜 별도의 아궁이를 설치하였다. 집 주위에는 전부 우데기를 돌리고 앞부분에는 폭을 넓게 잡은 죽담이 있다. 
 
투막집
투막집은 우물 정자 모양으로 통나무를 엇갈려 쌓고, 통나무 사이를 진흙으로 메워 벽체를 만든다. 이 벽체는 세로로 세운 기둥보다 훨신 더 많은 무게를 견딜 수 있다. 
이 집은 1945년대에 건립한 것으로서 본래 3칸 집이었으나, 한칸을 달아내어 현재는 4칸으로 되어있다. 지붕은 새로 이었으며 큰방과 가운데 방의 벽은 귀틀로 되어있다. 정지에는 별도의 벽을 두지 않고 옥수수대로 세워 돌린 우데기로 가렸다.
 
우데기
눈이 많이 쌓이는 울릉도의 전통 가옥은 화장실, 곡식 창고, 장독대 등을 투막집의 처마를 따라 빙 둘러 기둥을 세우고 옥수수대 등으로 둘러싼 것을 우데기라고 한다. 
 
산채비빔밥
울릉도의 산나물은 향이 좋기로 유명하다. 많이 알려진 나물로는 울릉미역취, 섬쑥부쟁이, 울릉고비, 삼나물, 명이, 전호, 땅두릅 등이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나리분지 전경



나리분지는 울릉도에서 가장 넓은 평지



전망대에서



알봉 설명판 앞에서... 알통 뽐내기





너와집 뜰



너와 지붕 너머로 안개가 산허리를 휘감는다.




너와집을 감싼 우데기 안으로 들어서며...



너와집 출입문



너와집에서




투막집



투막집 우데기 내부



투막집 우데기 안에서 안방을 들여다보며





방문 너머 풍경



야영장 식당 산채비빔밥 상차림



향긋해~♬



숲 속의 閑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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