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분지에서 신들의 산책로를 걸어 신령수에 도착했다. 울창한 숲에서 나는 진한 나무 향기를 맡으며 걷다보니 폐가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신령수는 약수터처럼 물이 흘러나오는 곳이다. 육지의 산에서는 약수를 만나는 일이 흔하지만, 이곳은 화산 분지라서 물이 땅 속으로 다 스며들어 산에서 물이 흘러내려 오지 않는다. 그래서 여기서 나오는 물이 이 지역 주민들을 먹여 살린 신령한 물이라고 해서 '신령수(神靈水)'라고 한다. 물을 마셨더니 시원한 기운이 가슴까지 타고 내려간다.
신령수 앞에는 신령수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족욕을 할 수 있는 탕을 만들어 놓았다. 물에 발을 담그자마자 너무 시려서 얼른 발을 빼야 할 정도로 차가웠다. 누군가 아이스크림 내기 시합을 제안했다. 먼저 발을 빼는 사람이 사는 걸로... 참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지만 다들 버텼다. 내기에서 질 수 없다는 묘한 승부근성... 결판이 나지 않을 것 같아 가위바위보로 바꿨다. 처음에는 넷 다 주먹, 그 다음에야 패자가 가려졌다.
신령수 주변의 숲에는 浮石이 많이 널려 있다. 이런 지형에서 저런 물이 흘러나오는 것이 신기했다.
신령수 근처 화장실 지붕에 태양광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화장실에서 쓰는 전력을 자체 생산하는 모양이다. 울릉도는 탄소제로운동을 벌이고 있다. 섬 안의 자동차는 전기차로 교체할 예정이고, 지열과 태양광을 이용하여 필요 전력을 충당할 계획이다.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다.
신령수
신령수 물줄기
시원해~
누가 오래 버티나~ 아이스크림 내기~!
독해~독해~, '가위 바위 보'로 아이스크림 내기 당첨~!!
성인봉 원시림 설명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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