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때가 되면 소풍지를 정하기 위해 고민을 한다.
교육적 효과를 고려한 장소와 학생들의 선호도를 고려한 장소를 놓고 여러 차례 회의도 하고 고심도 한다.
2009년 봄소풍지는 후자의 의견이 강했던지 롯데월드로 결정되었다.
굳이 교육적 배려를 위해 롯데월드 안에 있는 민속촌을 관람할 것을 권하지만 과연 몇 명의 학생이 들를까?
2009년 4월 14일.
오픈 전 매표소 앞에는 다양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시내 여러 학교에서 소풍을 온 모양이다.
집합 시간이 되었는데도 4~5 명이 도착하지 않았다.
전화해 보니 이제 망우리 고개를 넘는다는 녀석도 있고 아직 구리를 벗어나지 못한 녀석도 있다..
언제 잠실까지 오겠나.
전날 종례 때 소풍 안내를 하며 한 명이라도 늦으면 모두 도착할 때까지 우리 반은 입장하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겠노라고 단단히 일렀건만...
매표소 직원에게 늦는 학생들 이름을 알려주며 도착하면 입장시켜 달라고 일러두고 입장했다.
놀이공원 소풍은 한 번 흩어지면 해산 시간까지 아이들 얼굴을보기 어렵다.
일단 학급 아이들을 모아 놓고 기념 단체 사진을 찍어 둔다.
아이들이 놀이기구 타느라 흩어진 후
회전목마 옆 의자에 포진하고서 늦게 오는 녀석들을 기다려서 맞이했다.
모두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마지막까지 기다리던 동지끼리 카메라 앞에 선다.
이제 우리도 슬슬 움직일까.
다시 난이도에 따라 무리가 나뉜다.
신밧드의 모험 이상은 거부하는 그룹, 자이로 스윙을 즐기는 그룹 ,
어찌하다 보니 내 주변에는 난이도 중간 그룹이 남았다.
"우선 바이킹을 타러 갑시다."
도중에 롯데월드의 마스코트인 너구리 로티, 로리도 만나고
어드벤쳐를 가로질러 가다가 텅빈 공연장 의자에서 엉성하게 하트도 만들었다.
모두 함께 스페인 해적선(바이킹)을 타느라 무섭다고 눈 꼭 감고 고개 푹 숙인 여 티의 사진을 못 남긴 것이 아쉽다.
후룸라이드에서는 제일 겁먹은 표정을 한 사람이 한 턱 내기로 하고선
사진 앞에서 겁 먹은 게 아니라고 우기기도 하고,
개구쟁이 감옥에 들어가서 창살에 매달려 불쌍한 표정도 짓는다.
매직아일랜드에서 만난 원 티와 정 티는 물 만난 고기였다.
담임만 헤쳐 모여!
없는 사람은 빼고! (그날 남성 3인의 족적은 알 수가 없다...)
이 손가락의 의미는 ?
다시 갈라져 노약자와 중급자는 혜성특급 앞에 길게 줄을 서서 겨우 타고 나오자
이제 담임들 휴대폰이 슬슬 울리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서 문자가 오고 회신을 못 기다리는 녀석은 통화를 시도한다.
"몇 시에 모여요?"
"집에 일찍 가면 안 돼요?"
"어느 반은 벌써 보내줬어요."
안 보이던 3인이 무슨 일을 한 거야?
'도란도란 > 일하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수초도 아닌 것이 (0) | 2010.03.25 |
---|---|
2009 교내토론대회 (0) | 2010.03.19 |
3월에 내린 폭설 (0) | 2010.03.16 |
무주 나들이 (0) | 2010.03.16 |
성북동에서 (0) | 2010.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