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언덕 위에 사슴 한 마리가 보이더니
이내 세 마리가 나타난다.
사람을 피한다기 보다 바라보다 사라진다.
자기들 구역에 나타난 이방인을 대하는 여유가 느껴진다.
잠시 길을 벗어나 초지 속으로 들어섰다.
이 지역은 1980년대까지 땅콩 농사를 짓던 곳이다.
굴업도 토질은 땅콩 농사에 적합하여 알이 굵어서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땅콩 수매가가 떨어져 수지가 맞지 않자 많은 사람들이 섬을 떠나갔다.
다시 수크령 사이를 지난다.
수크령은 마치 이리 꼬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낭미초(狼尾草)라고도 부른다.
길쭉한 타원형의 이삭 꽃차례가 강아지풀보다 몇 곱절이나 더 크다.
수크령이 드넓은 초원에 가득한 풍경은 은빛 억새 물결 못지않은 장관을 연출한다.
덕적군도의 그림같은 섬을 배경으로 길을 간다.
소금이 깎고 파도가 다듬은 해안 절경
그가 찾는 것은 무엇일까?
비수리 한 다발
어느새 해변에는 산그늘이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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