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벗과 함께

외연도 6. 셰프, 민주주의를 논하다

달처럼 2014. 6. 14. 23:07

저녁 식사는 바닷가 소공원에서 직접 해 먹기로 했다.

여행을 며칠 앞둔 어느 날,

한 친구가 숯불구이 해 먹게 양념갈비와 생고기를 준비해 온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댓글을 달았다.

텃밭에서 기른 채소들, 맛있게 만든 쌈장, 양파 피클...

어떤 친구는 바리바리 준비한 간식 목록을 올렸다.

만주모듬빵, 청송사과, 고구마 말린 스낵, 어포, 건자두, 쌀과자, 호두 치즈...

거기에 트레킹을 포기하고 몇 친구가 낚아 올린 고기까지

해변의 식탁은 풍성했다.

한쪽에서는 고기 구울 숯을 사 나르고, 불을 피우고, 지글지글 고기가 익어간다.

다른 쪽에서는 전문가급 솜씨를 발휘해 갓 잡은 생선으로 회를 떴다.

고기를 굽던 우리의 셰프가 수박을 민주적으로 자르는 법을 보여 주겠다며 솜씨를 발휘한다.

각본 없이도 손발이 척척.

식탁을 따로 차리지 않고 개인접시를 들고 돌아다니며 먹으니

배 부른 줄도, 해 지는 줄도 몰랐다.

 

고기 굽던 숯불은 화로가 되고

부지런한 친구들은 어두운 풀숲에서 쑥을 뜯어다 모기향을 피웠다.

알싸한 쑥향이 추억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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